안동사람의 일상이 굴절된 영상?
안동사람의 일상이 굴절된 영상?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2.05.18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개봉 이전에 지역주민으로 부터 먼저 평가 받아야

안동인의 일상이 굴절된 다큐영화 ‘법석골 사람이야기’

안동시와 (재)안동영상미디어센터에서 제작한 다큐영화『법석골 사람이야기』의 롯데시네마 시사회에 참석, 관람했던 지역언론의 입장에서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겠다. 시사회가 끝난 후 평가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급하게나마 경북인뉴스에 신랄한 비평 글을 게재한 편집자로서 발간될 신문편집 이전에 좀 더 걸러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우리 신문의 입장이 협소한 시각과 비예술적 장르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 신문이 제기한 몇 가지 시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불편하다는 것을 넘어 혐오감이 들었다는 것이다. ‘법석골’ 이라는 지명에 집착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곧 법석골이 지니고 있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과도한 애정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골’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안동지역의 영향을 크게 받아온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법석골에 얽힌 역사성과 문화성이 철저히 배제돼 있다는 데서 다큐영화의 제목에 시비를 걸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골’에는 당연히 ‘골목’이 있다. 골목은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에서부터 취객의 흐느적거림과 가난에 찌든 아낙네의 앙칼진 목소리까지 우리의 일상이 병존하는 곳이다. 이른 아침이면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떼를 지어 등교하는 길이다. 길가에는 기름방과 세탁소, 동네슈퍼가 있고, 자취방을 들락거리는 젊은이들의 종종걸음이 있다. 그렇게 골목의 삶에는 다양한 모습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신산스러운 일상의 모습에서부터 가난했지만 절제된 일상의 문화가 혼재돼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다큐영화는 제한된 몇몇 가구의 생얼만 다루고 있다. 골목에서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지내 본 사람들은 그 명암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온기와 추위가 교차하는 그 곳의 삶을 적절하게 비벼내지 못한 것에 대한 불편감은 작품에 대해  선험적으로 많은 욕심을 냈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안동의 남자에 대한 단편적 시각이다. 꼴통의 이미지가 강하다. 있는 그대로를 담았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거칠다는 점에서 더 불편해지고 있다.

어느 일간지 칼럼에서는 이 다큐영화를 80년대 꼬방동네사람들과 비교하며 이렇게 비유하고 있다. “‘꼬방동네 사람들’이 30년 전 빈민가 사람들의 삶을 연출한 것이라면, ‘법석골 사람 이야기’는 오늘 안동시내 보통 사람들의 실제 삶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밀도 있게 담은 것이다.” 기가 차다. 시사회를 보고 이렇게 평가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여기저기서 그냥 좋단다.

“지역의 한계가 있지만...”, “평가는 시청자들과 관객이 내린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시 질문을 하고 싶다. 시사회에 참석한 안동인들의 평가는 어떤지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국 개봉에 앞서서 안동의 오피니언 주민들이 먼저 시청하고 관람해야 한다고 본다. 주민들은 과연 어떤 인상을 받고 느낌을 가질지 궁금하다. 시사회가 끝난 후 조용한 것이 불만스럽다. 지역언론의 무신경과 무시각에 대해 짜증이 난다. 보도자료 그만 베껴 쓰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