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 잎 하나는...”
“절망이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 잎 하나는...”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2.08.31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詩」에게 길을 묻다」도종환 시인 강연회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의 ‘담쟁이’ 中

8월 16일(목) 저녁7시30분 안동시민회관 소강당에서는 본지 주최로『접시꽃당신』으로 잘 알려진 도종환 시인(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의 안동지역 초청 강연회를 개최됐다.
교사이자, 동시에 참여문학인으로 활동해 온 도종환 시인은 1980년~2000년대 한국문단에서 서정성과 참여성을 조화시켜 낸 대표적인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종환 시인은 지난 제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활발한 사회참여 활동을 겸하고 있다.

강연회 주제는 ‘시에게 길을 묻다’ 였다. 강연 시작 전 방청석 400석을 꽉 채운 청중의 다수는 여성과 청소년 이었다. 자신의 시를 읊으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 송이 꽃」
이른 봄에 핀 / 한 송이 꽃은 / 하나의 물음표다 / 당신도 이렇게 피어 있느냐고 / 묻는.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 내 생의 열두시에서 한시 사이는 치열하였으나 그 뒤편은 벌레 먹은 자국이 많았다 / ~아직도 내게는 몇 시간이 남아 있다 / 지금은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도종환 시인은 “세상에 존재이유가 없는 것들은 하나도 없다”며, 꽃 한송이 에게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눈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하루 날씨가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아직 몇 시간이 남아 있다”며 시를 통해 새로운 시작과 그 정점의 순간, 저물고 있는 시간까지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자고 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을」을 직접 육성으로 들려주고 난 뒤, 큰 박수가 터졌다. 시 하나가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사례를 들며, 시의 문구가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활용되는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다.

나아가 정치인으로서 국가가 교육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핀란드 교육의 예를 통해 교육이 상품이 아니라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고, 국가는 국민개개인에게 최상의 교육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 맞춤형 학습과 통합교육, 협력학습을 통한 꾸준한 핀란드 교육의 성과가 마침내 국제학업성취도에서 1위를 받아 냈을 뿐만 아니라, 반부패지수 1위, 성장경쟁력 지수 1위, 경제적 창의성 지수 1위, 환경지속가능성 1위까지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문학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낙관과 긍정의 마인드를 가질 때임을 강조했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고 읊었다. 시대가 시와 시인을 다시 부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도종환 시인의 대표적인 시집으로는 그 동안『고두미마을에서』,『접시꽃당신』,『당신은 누구십니까』,『부드러운 직선』,『슬픔의 뿌리』,『해인으로 가는 길』등이 있다. 대표적인 산문집으로는『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등을 펴냈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는 시「어떤 마을」이 실려 있고,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는「흔들리며 피는 꽃」,「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담쟁이」등 여러 편의 시가 실려 있어 자라나는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
<신동엽 창작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