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가진 긍정의 기운을 믿어요”
“시민이 가진 긍정의 기운을 믿어요”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3.05.03 18: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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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 안동시민사회포럼 홍서정 사무차장

 

▲ 홍서정 (안동시민사회포럼 사무차장)

지난 1월10일「안동시민사회포럼」창립식이 있던 날, 뒤풀이 모임에 참석한 회원들 중에 낯설은 젊은 부부가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삼십대 초중반의 앳된 얼굴에다가 서울 말씨를 사용했다. 신혼부부 회원으로 소개됐던 홍서정(34세), 이태윤(42세) 씨. 홍서정씨가 3월27일부터 신생 시민단체 사무실에서 사무차장으로 상근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8월10일 결혼을 했는데 이틀 후에 안동으로 이사를 왔어요. 저는 한신대학교 00학번인데 그 당시 같은 대학의 선배인 남편을 알게 됐지만, 8년이 지난 2012년 초에 재회를 했죠. 남편은 신부의 길을 걷겠다고 8년간 수도원 생활을 했어요. 신부가 되기 직전 연락이 와 만났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이 사람에 대한 믿음이 컸어요. 민속학 공부를 하겠다고 해 무작정 보따리를 싼 거예요.”

결혼 이전의 세월동안 다니던 대학을 휴학한 후 아이들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진로를 바꿨고 이후 서울여대 아동학과를 졸업했다. 대다수가 대도시로 올라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서울에서만 살던 이 부부가 연고가 전혀 없는 안동지역으로 이사를 온 후에 느끼는 사회문화적 차별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는다.

“부모님과 시댁어른들, 그리고 친구들과 동떨어져 살기 때문에 간혹 외로울 수는 있지만, 지금의 생활에는 아무 어려움이 없어요. 일부러 새벽에 시계알람을 맞춰놓고 일찍 일어나 장날 구경을 가곤 했는데 그게 너무 좋았어요.” 그러니 안동지역에서 먹고살기 위해선 직장을 가져야 한다는 애로점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리 디스크가 생겨 어린이를 돌보는 일을 더 이상할 수 없게 된 후에 ‘그럼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시민운동단체의 일을 용감하게(?) 맡게 됐다고 말한다.

시민운동 또는 시민단체 일을 맡게 됐지만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안동으로 온 것은 남편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를 뒷바라지 한다는 것이었는데,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일을 한다면 소홀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어요. 상의를 한 후에 막상 일을 시작했지만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어요. 하지만 안동생활을 시작하며 만났던 사람들이 시민운동 쪽이다 보니 용기를 얻게 됐고,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지역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지역에 대한 애정도 생기잖아요.”

상근활동을 시작하며 전화통화를 하게 된 후, 의외로 안동지역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바라보며 지역의 정치 지형이 이렇구나 하는 느낌도 가지게 됐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의 기운을 믿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안동시민포럼에서 주최하고 있는 ‘시민사회아카데미 강좌’에 함께 참여하며, 매주 토요일 정기산행에 동참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향후 단체활동이 바빠지고 사업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중간자적 조율역할을 키우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시민운동은 표출되는 방식은 다르지만, 참여하는 회원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배우고, 더불어 해 나가는 일 같다고 정리하고 있다.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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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석 2013-05-03 23:14:36
멋진 활동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