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에 영화감독 되려고 자퇴했었죠! 하하하”
“열일곱 살에 영화감독 되려고 자퇴했었죠! 하하하”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3.05.28 18:09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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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꿈 이루려고 늦깍이 대학생 된 권영창(24)씨

열일곱 살 고등학생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감독의 꿈을 하루라도 빨리 실현시키고 싶은데 학교는 너무 느렸고, 거추장스러웠다. 자퇴를 한 후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영화판으로 뛰어 들었다. 열여덟 살에 뮤지컬 무대에 조연으로 섰고, 스크린쿼터 축소 움직임에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열아홉 살에는 단편영화 두 편을 만드는 데 연출을 담당하게 된다. 꿈을 단숨에 움켜잡고 싶었던 그의 고속 질주는 스무 살에 이르러 영화학교로 진학을 하게 된다. 본격적인 공부와 촬영에 근접하게 된 것이다. 이른 군대생활에서도 그의 꿈은 계속 이어질 듯 했다.

스물두 살 어느 날 밤 보초를 서다가 깊은 생각에 빠졌다. 비좁은 초소 안에서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세상과 미래를 그려 보았다. 깊고 멀리 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공부’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시 수능공부를 시작했고, 고향인 안동으로 돌아왔다. 8년간의 둥근 궤도를 그리며 권영창(24)은 안동대 민속학과 13학번으로 입학을 했다.

“내가 알고 있는 영상의 분야는 상업영화(극영화), 다큐영화, 민속영상 등 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상업영화가 최종목표이지만, 다큐영상이나 민속영상에도 관심이 높아요.” 영화학교에서의 짧은 경험을 이론적으로 딱 잘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굉장한 현장체험으로 기억에 남았다고 말한다. 영화학교 재학 당시 대학생 단편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기억은 새삼스럽다. 악덕사장 역할을 했는데, 단편영화 ‘비보호좌회전’이 대학생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대학에서 전공분야를 깊이 있게 꾸준히 습득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영상과 영화에 대한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하루하루 공부하는 일이 매우 신난다고 말한다. 대개 신입 대학생들은 뭔가 신나는 캠퍼스생활을 기대하고 있지만,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수업에 주눅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권영창씨는 지금이 인생의 절정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디오테크 해외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고, 지역에서도 민속영상을 전공하고 있는 선배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영상은 양날의 검 인 것 같아요. 독일 나찌 시대에는 영화를 동원해 대중을 장악한 적도 있잖아요. 영상과 영화가 우리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믿어요. 사실 영화감독 이전에 대학에서의 전공수업을 통해 작가로서의 자질까지 연마하는 시간이 되도록 만들 작정입니다.” 우리민족의 자산인 민속학을 줄기차게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제대로 된 사회적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 보였다.

늦깍이로 대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신입생의 대부분은 전공에 대한 나름의 전망을 갖고 입학한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41명 중 안동출신이 7명에 불과하다니 전국각지에서 골고루 모여든 셈이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시민단체 회원으로 참가를 하고 있다. 천리 길을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에 좋은 기대를 해 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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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환 2013-09-10 18:22:34
역시 열정있는친구야 힘내 다 할수있으니깐

2013-06-02 10:48:38
용추왕형 짐 기사나온겨??ㅋㅋㅋ 대박이다
멋져요!

영대킴 2013-06-01 12:11:17
역시 권감...
역시

김교은 2013-06-01 01:23:15
형 자랑스러운 우리형 나중에 멋진 사람되어도 모른척하기없기에요 ㅎㅎㅎㅎㅎ화이팅 !!!!!

문성환 2013-06-01 01:05:30
빨리 안동오세여ㅡㅡ 정치토론하고싶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