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스토리가 흐르게 만들자”
“낙동강에 스토리가 흐르게 만들자”
  • 경북인뉴스
  • 승인 2009.03.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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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세미나 - 낙동강


“하천의 경관에는 그 지역이 축적하고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정책 아이디어 수집을 위한 낙동강 지역 세미나가 19일 경북도청 강당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스토리텔링을 통한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한 연구 기반 시설 마련 및 지역 행정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현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는 “독일의 경우 동화작가 그림 형제의 동화이야기를 주제로 한 하나우~브레멘 강 관광 루트가 있다”며 “우리도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별신굿 놀이 등의 민속연회, 정자 및 서원 등의 각종 경승지를 연결한 스토리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속연회의 경우 상류부터 하류까지 별신굿놀이, 청단놀음팔광대, 대광대패놀이, 오광대, 들놀음 등이 이어진다.


또다른 주제발표자인 강태호 동국대 조경학과 교수 역시 “자연 지형지물 특징에 의미를 부여해 이야기가 있는 관람 코스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 지역은 풍부한 불교와 유교, 가야문화 자원을 보유한 영남지역의 문화유산 보고로, 각 지역의 역사와 전설, 신화를 발굴하고 자연경관과 연결하여 스토리텔링을 연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상(강바닥)정리를 통한 물길잇기가 이루어지면 배가 다닐 수 있게 돼 유람선을 이용한 지역간 관광객 이동이 용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4대강 살리기 문화기획단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히 토목, 치수의 차원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강에 문화가 흐를 수 있도록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세미나 주요 내용.

“연구조사 기반한 역사문화시설 복원을”
- 이상현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

이 교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을 ‘소통의 복원’으로 보았다. “소통의 공간이던 강이 일제 강점기 이후 단절의 공간으로 변질됐다”며 “이제는 외형적 정비와 더불어 단절된 문화를 복원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공간과 시설을 구축해 지역민이 중심되는 새로운 문화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을 활용한 일반문화시설로 크게 박물관과 나루터, 정자·서원 등의 경승지, 야외공연장, 야외박물관 등을 꼽았다. 특히 야외박물관의 경우 국내에는 드물지만 독일 등의 경우 문화권마다 2~3개씩 설치되는 등 활성화돼 있다는 것이다.

나루터 역시 그가 주목한 자원이다. 과거 지역 경제와 문화 중심지로서 나루터가 가진 소통의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루터 옛모습을 복원·전시함은 물론 특산물과 향토 음식을 판매하고 숙박시설과 이야기 사랑방 등을 마련해 지역문화가 소개되는 장소로 나루터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낙동강 유역에는 안동 대항진, 예천 용궁 삼강진, 상주 낙동진·회촌진·비가진·죽암진, 칠곡 왜관 강성진 등이 있다.

그는 이밖에도 낙동강 주변 시설을 △영남유학의 계보와 특성을 연구하는 장소 △유림들의 여가 공간 △예술과 관련된 각종 행사장 △강을 주제로 한 축제 공간(노젓기·뗏목 체험, 용신제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낙동강에 대한 체계적 조사와 역사문화에 대한 자료·연구 축적이 우선돼야 한다”며 “과거 유럽의 나인강 프로젝트나 도나우강 프로젝트처럼 공무원과 주민, 강문화 관련 전문학자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꾸려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낙동강 물길 따라 역사 문화 체감”
- 강태호 동국대 조경학과 교수


“작가 유홍준씨는 병산서원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으로 한국건축사의 백미이다’라고 평가했다. 병산서원이 더 아름다운 까닭은 그것이 강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병산서원을 비롯해 낙동강 유역의 여러 문화유적들을 소개했다. 구미 동락서원, 칠곡 가실성당, 상주 경천대, 고령 개포나루터, 창원 주남저수지 등이 그것이다. 강 교수는 “낙동강 지역은 풍부한 불교와 유교, 가야문화 자원을 보유한 영남지역의 문화유산 보고”라며 “자연 지형지물의 특징에 의미를 부여해 이야기가 있는 관람 코스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천변에 산재한 역사 문화 자원과 연계해 물길을 활용하면 내륙지방의 관광자원 개발 촉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동강을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물길로 조성해 물길을 따라 오가며 역사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는 산교육장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가야문화 등 배경으로 스토리텔링 기획을”
- 김덕현 경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 외


종합토론자로 나온 김덕현 경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는 “낙동강은 한강 등과 달리 하도가 길고 지류가 많다”며 “이런 특성을 고려해 문화생태학적 관광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물길잇기를 통한 유람선 관광을 도입한다면 현대적 배가 아닌 전통적 모습의 배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스토리텔링을 통한 관광자원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며 “가야의 고대문화를 낙동강과 연관시킨 스토리텔링 등도 기획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인원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에 있어 중요한 것은 낙동강의 미래비전을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라며 “1300만 영남인의 젖줄이자 영남 문화의 모태, 생태 보고, 한국 산업의 발원으로서 낙동강이 가진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낙동강을 둘러싼 유교, 불교, 가야 3대 문화권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창국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중요한 것은 지속과 변화”라고 강조했다. 지금껏 지속돼온 유·무형의 자원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그것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스토리가 없는 지역은 새로운 창작을 시도할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역 작가들을 활용해 각 지역 지형지물 등을 이용한 스토리를 기획할 것을 제안했다.

<자료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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