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 개막
제1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 개막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4.07.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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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부터 6일까지 경상북도 안동시 일원에서 계속

한국정신문화재단(이사장:이용태)이 개최하는 21세기 인문가치 포럼(The 21st Century Human Value Forum)이, 7월3일 오후2시, 경북 안동시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웅부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포럼 참여 학자와 청중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막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대독한 ‘서면 축하메시지’를 통해, “인문학적 가치는 개인의 행복을 이뤄가는 중요한 정신적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성숙한 발전을 이끄는 기본 토양”이라고 전제하고, “따라서, 인문학의 진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고, 우리 모두가 바라는 품격 있는 선진국으로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문화융성의 국정기조 아래 인문정신 진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지원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이번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깊이 성찰해, 새로운 정신문화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21세기 인문가치와 유교’ 라는 주제의 첫 번째 기조강연에는 김광억 포럼 공동조직위원장이 ‘21세기 유교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성찰’이라는 내용으로 첫 번째 강연에 나섰고, 쉬자루 중국 니산포럼 주석이 ‘세계 문명간 대화에서 차지하는 유교의 지위’라는 내용으로 두 번째, 마티나 도이힐러 교수가 ‘미래 사회를 위하여 유교 조선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내용으로 세 번째 강연을 진행했다.

 Z김광억 포럼공동조직위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유교는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세상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진다는 적극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삶의 자세를 가르치는 것으로 오해받아 왔다”며, 그 까닭은 “유교의 지식인들이 자신의 세속적인 지위를 정당화하고 영속화하기 위해 유교의 본질을 왜곡했을 뿐 아니라, 현실적 맥락에 적실한 설명을 개발하는데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억 위원장은 특히, “유학은 이제 경학을 넘어 사회과학적 영역에서 설명력을 갖추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 사회 영역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인의(仁義)를 실천하는 것이며, 현대의 실존적 맥락에서 ‘인간 됨(being human)’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 것인 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쉬자루 니산포럼 주석은, “인류의 재난은 과거 공맹시대 또는 퇴계 시대와 다를 게 없지만, 범위와 정도, 형식 그리고 속도에서는 과거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산업화 이후 물질주의가 인문주의를 무너뜨렸고, 육체적 욕망이 정신을 압도한 나머지, 천하 ‘대동(大同)’, ‘이상국(理想國)’, ‘천상의 나라(天上之國)’ 및 유토피아에 대한 기대는 이미 오늘의 이윤과 내일의 권력에 의해 대체되었다”고 지적했다.

쉬자루 주석은 “유가(儒家)는 인문정신과 윤리가치 및 대동이상을 강조하며, 선대로부터 쌓여진 이같은 유가의 지혜가 앞으로 인류에 필요한 정신적 안식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학술원의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는 “전통사회에서는 사회의 모든 구조가 남성 중심으로 전개되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여성의 입지가 법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분명하게 개선되었다”고 밝히고, “이러한 발전을 감안해서 중성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유교적 원리, 즉 정 또는 인정의 원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이힐러 교수는 특히, “인정(人情)은 사익을 굽히고 공익을 위해 자신을 굴복시키는 것으로 완전한 선을 추구하는 자기수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며, 자제력과 자기교정을 통해, 사회의 대의를 앞세우는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변모하기 위한 의식적 노력”이라고 해석하고, “이런 인정이야말로 성별에 관계없이 현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이성적인 행위”라고 설명했다.

‘현대 사회에서 유교실천의 연구방향’이라는 주제의 두 번째 기조강연에서는, 중국 인민대 장리원 교수가 ‘儒家倫理與廉政’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강연을 진행했고, 이어 대한민국 학술원 김경동 교수와 중국 칭화대 국학연구원의 첸라이(陳來)원장이, 각각 ‘21세기 세계와 유교의 현대적 의의’와 ‘儒家文明的價値意義’라는 내용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장리원 교수는, “‘염치’는 정치, 경제, 문화, 군사 등의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개인과, 민중, 사회 및 국가의 필수 덕목이자, 일상생활에서도 사람의 도덕 가치와 덕성, 품격, 가치관념 등을 실현하는 기준인 만큼, 청렴과 염치, 예의 등은 입신, 입국, 입세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김경동 교수는, “현대사회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근대화가 초래한 변화의 결과로, 외로운 인간의 군상, 개인주의의 창궐 및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의 공동체 관계 붕괴와 같은 공동체 쇠락, 상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지나친 자유주의와 개인주의 강조로 가족과 공동체의 해체를 경험한 서방세계에서, 유교적 공동체주의(Confucian communitarianism)가 대안적 이념이 될 수 있으며, 공동체 복원 운동의 지침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칭화대 국학연구원의 첸라이(陳來)원장은, “유가문화는 근대와 현대의 발전과정을 거쳐 오늘날까지 왔으며, 현대화의 사회전환과 세계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첸라이 원장은 또 “아시아적 가치의 연원은 동아시아 유교문화에 있으며, 이런 아시아적 가치는 동아시아의 문화와 종교 및 정신적 전통에 기원한 역사 발전인 동시에, 아시아가 현대화 과정에서 세계에 대응해야 할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개막식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안동향교에서는 300여 명의 유림과 국내외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포럼 고유제를 겸한 문묘제례가 올려졌다. 제례 초헌관은 이용태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이 맡았고, 쉬자루 중국 니산포럼 주석과, 도널드 베이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교수가 각각 아헌관과 종헌관으로 참여했다.

‘현대 세계속의 유교적 가치’라는 대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6개의 개막식 기조강연과 4개의 특별강연, 3개의 플레너리 세션 및 2개의 라운드 테이블, 6개의 특별세션으로 구성되며, 각 세션은 3일과 4일, 5일, 총 3일간 경북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과 안동대 국제교류관, 유교랜드, 안동시민회관 등에서 진행된다.
포럼 이틀 째인 4일에는, 안동대 국제교류관과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안동시민회관에서 기획세션과 특별세션이 잇따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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