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마지막 엠.티
대학시절 마지막 엠.티
  • 포데로사
  • 승인 2009.06.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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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한컷> 각자의 또 다른 비로봉에 발 딛고 있을 동무들을 그리며

사진 왼쪽에는 국망봉과 비로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있다. 그리고 중앙에는 청춘의 화사함이 돋보이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산 정상의 강풍에도 빈틈을 내주지 않을 만큼 밀착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92년 11월 6일 학과의 엠티 때의 사진이다. 사회진입의 전초전 대학 4학년을 앞두고 결행한 사실상 대학시절 마지막 엠티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년이면 더 이상 함께할 여유가 없을 것 이라는 아쉬움에 결행한 초겨울 뒤늦은 엠티. 산에 오르기 전날의 밤은 그 시절 엠티의 필수요소인 통기타와 모닥불 그리고 독한 소주가 사진속의 학생들과 함께 뒤섞여 늦게까지 잠들지 않았을 것이다.

사진속의 젊은이들이 딛고 서있는 비로봉 정상의 뒤로는 옅은 안개로 흐릿한 지평선이 보이고 그 위의 하늘은 시린 날씨만큼이나 푸르다. 저들이 디딘 비로봉의 정상이 현실이라면 뒤에 펼쳐진 여백과 같은 배경은 미래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 되는 나이에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저 시간을 만들었던 저 젊은이들.

소식도 닫지 않는 동무들이 태반이 넘지만, 아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처럼 각지의 각 분야에서 잘 살고 있기를 기원한다. 비로봉 정상에 발 딛고 뭉친 그때의 저들처럼 지금도 저들은 각자의 또 다른 비로봉에 발 딛고 사진속의 동무들을 그리며 새로운 지평선과 창공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17년이 지난 지금 저 친구들은 얼마나 변했을까. 사람이 변한 만큼 산 또한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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