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 하회마을찜닭 장세길 ㆍ조진숙 부부
이웃사촌 - 하회마을찜닭 장세길 ㆍ조진숙 부부
  • 배오직 객원기자
  • 승인 2009.02.13 11:0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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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저녁 장사 준비로 바쁜 가운데서도 부부는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 주었다. 짧은 세상 이야기들을 풀어보자.

“지난 연말에는 망년회다 뭐다해서 그럭저럭 했는데 매출이 올 해 들어 많이 떨어졌어요. 경기가 너무 안 좋고 또 설이 있었잖아요. 그래서인지 연초부터 부쩍 손님들이 조금은 덜 오시는 것 같아요.”

올 3월이면 꼭 일 년째 되는 하회마을 찜닭집의 안주인인 조진숙 씨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운을 뗐다. 찾는 분들은 주로 학생들과 계모임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지난 해 AI 때문에 장사를 시작하자마자 ‘죽음’의 몇 달을 보냈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에서는 닭을 75도씨 이상 끓여 먹거나 조리해서 먹으면 괜찮다고 연일 홍보를 했었지만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반적으로 불안해 있었기에 닭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었다.

“닭집에 공급되는 닭들은 공장에서 1차 가공이 되어 나오고 또 죽은 숙주(닭)에는 바이러스가 살 수 없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에게는 옮길 수 없는데 언론에서 너무 보도하다 보니 사람들이 굉장히 위축되었던 것 같더라고요”

이젠 AI가 전에 없던 연례행사가 되지 않겠냐며 걱정 어린 목소리로 옆에 있던 남편 장세길 씨가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몰랐기에 겪으면서 점차 인식이 바꿔지지 않겠냐며 꿋꿋이 찜닭집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현재 가게는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는 매출이 20~30% 올랐지만 물가 또한 그 못지않게 올라 크게 남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료는 수입하니까 환율 때문에 오르고 또 살처분이 될지도 모르니까 농가에서는 500마리 키울 것을 300마리 정도로만 키우니 물가 상승에다 물량부족까지 겹쳐서...하하하”

예천 민사랑청년회 엠티에서 만나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니까 올 해로 결혼 한지 15년차에 접어드네요.”

어느 덧 중년의 나이가 된 두 사람은 예천 민사랑청년회에서 처음 만났다. 어떻게 만났냐는 필자의 질문에 옆에 있던 남편에게 “당신이 말해보이소” 라고 슬쩍 웃음을 아내가 보냈다.

두 사람은 청년회 엠티 때 우연히 사진을 같이 찍었던 것이 화근(?)이 되어 사귀게 되었다는데 당시 주위 사람들이 그 사진을 가지고 엄청 많은 뒷담화를 생산해내는 터라 오해를 풀기 위해 남편이 사건 대책회의를 제안 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사랑은 깊어가고.....

한편 아내 되는 조진숙 씨는 뽀얀 종아리 살이 남자답지 못하게 보여 관심 밖이었었다는 말에 남편 장세길 씨도 입 큰 당신 또한 별로였다며 아내에게 짓궂은 농담을 건넸다.

현재 부부는 가톨릭 신자로 아내 되는 조진숙 씨가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오래전에 개종을 했다고 한다. 한 가정이 꼭 같은 종교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만일 당시 종교가 달랐었다면 아마 두 분 사이에도 약간의 종교 전쟁(?)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남편이 2004년에 건강이 안 좋아져서 실직을 했을 땐 정말 눈앞이 캄캄 했어요. 이 때 전 우유배달, 건강식품 방문판매, 식당 노동까지 안 해본 것이 없었네요.”

말하는 아내 조진숙 씨의 눈에 긴 여운이 비치는 것 같았다. 남편 장세길 씨는 갑작스런 허리 디스크로 인해 현재 힘든 일은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도 보기에는 작고 볼품없어 보여도 한 때 테니스와 축구는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했다고 한다.

“앞으로 장사도 잘 되면 좋겠지만 그 보다도 모든 부모들이 그러하듯이 얘들 건강하고... 큰 놈은 잘하는데 공부를... 둘째가 좀 더...하하”

“꿈이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보다 계층 상승이 훨씬 쉽다고 하더라고요! 월급 받으면서 성실히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기왕에 시작한 거 최선을 다해 메뉴도 개발하고 지금은 중간세를 주어야 하는 입장이지만 언젠가는 온전한 내 가게를 가지는 게 꿈이라면 꿈이죠.”

어느 덧 짧은 대화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냐는 질문에 지방 음식은 한 번 서울로 올라가서 재창조 되어 내려 온 것이 어떤 경우에는 더 잘 되는 것 같다며 다양한 퓨전 찜닭 요리를 먹어 볼 것을 권했다. 그들은 현재 시내 태사묘 부근에서 하회마을 찜닭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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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남 2009-03-09 23:23:46
언제나 그랬듯이 항상 초심을 잃지 말고
사업 더 번창 하길 ..^^ 정말 추카한다

홍구동대표 2009-03-09 22:30:03
사업 번창을 추카합니다
대박나시고 부자되시면 잊지나 마시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며 꼬끼오 많이 먹읍시더

청주 한모기 2009-03-09 17:46:00
늘 다정다감한 부부.. 금슬좋고
진숙씨!! 참 많이도 보고 싶습니다...

다구에서.. 2009-03-09 16:10:16
대박나시고...
번창하시고...
이웃사촌 마니 마니... 사랑하시고..
좋은일도 더 마니 하시고...
계속 번창하시고...
꿈 이루시길..빕니다..
대구 모임일동.......ㄱ ㅛ...

호롱불 2009-03-09 15:53:46
가계를 열때 처럼 그 초심잃지 않고 오는 고객 가는고객 정성껏 다하길 그리하면 사업 번창할 것이고 안동의 입맛 평정하여 전국에 소문나서 대박나길 비옵니다
언제나 항상 지켜보는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