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계기는 없었고 형 밑에서 배운 피자 만드는 기술로 2002년에 대전에 있는 송간 묵마을에서 빵집을 했죠. 그러다가 3개월 만에 말아 먹고 그해 8월 29일, 7만원 들고 서울로 무작정 올라갔습니다.”
30대 초반 작은 사업으로 빵집을 경영하다 실패 후 공인중개사가 되어 안동으로 귀환한 젊은 중개인 김주열(38) 씨를 만났다.
서른 초반에 실패한 빵집으로 처음에는 기가 많이 꺾였다고 했다. 서울로 올라가기로 결심한 그는 대전 형 집에 있던 몇 권의 책을 가져 왔는데 그 중 하나가 공인중개사 교재였다.
중개보조원으로 일 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 그는 공인중개사가 아니면 일을 못하는 줄 알고 할 수 없이 공부를 시작했다.
“어쩌면 제 인생에서 작은 실수가 지금의 밑거름이 된 셈이죠.”
서울로 올라온 그는 고시원에서 하루 18시간씩을 공부한 결과 45일 만에 1.2차 시험을 모두 통과 했다. 합격 후 그는 개인 사무실에 8개월 정도 근무했다. 그리고 건설회사 오피스텔 사업 쪽에서 일을 했고 또 경비지도사 자격증이 있어 용역직을 관리하는 일도 했다.
안동으로 내려오게 된 것은 청송교도소에서 교정직을 특채로 뽑는다고 해 응시를 하기 위해서다.
“전 당연히 붙은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제 가채점이 지난 해 커트라인보다 얼마 안 떨어졌더라고요. 제가 자격증이 여러 개 있었으니 가산점 생각을 하면 붙는다고 본거죠.”
이미 회사는 그만두었고 졸지에 안동으로 왔다. 하지만 낙방이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여러 사람들이 다시 서울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 중 한사람과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었다.
“전라도 건달 출신인데 술자리에서 담뱃불로 내 손등에다가 불을 놓더군요. 참았죠. 30초 정도를요. 괜히 지기 싫은 거 있잖아요.”
그 후 그 사람은 김주열 씨를 믿고 대부분의 일을 맡겼다고 했다.
낙방 후 그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지만 다시 서울 생활을 하느니 안동에서 부모님이 해주는 따스한 밥을 먹고 살고 싶었다. 그는 현재 직업훈련학교에서 부동산 경매과정을 강의 하고 있다.
“좋은 아파트는 사람이 햇볕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방향은 남향에다 15층 기준으로 봐서 중간층인 7층에서 12층 정도로 일조권, 조망권, 그리고 녹지관망권이 좋으면 되고 아파트의 첫 라인과 끝 라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파트 가격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분명 실거래에 있어서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안동지역은 더 그것을 따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 했다.
집계약시 이것만은 주의했으면 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민등록증과 인감증명서 위조 여부 확인을 들었다.
98년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 때 위조 된 수가 3만8천 건이 넘는다고 말한다. 주민증 위조 여부는 1382번으로 전화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또 인감증명서는 우측 상단에 있는 본인 발급란과 대리인 발급란을 잘 구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일 거래라도 바로 직전에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서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설정될 수 있는 근저당이나 가압류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끝으로 올 1월부터 중개사무소에서 작성한 계약서에 문제가 생길시 1억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며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계약서는 반드시 중개사무소에서 작성할 것을 권했다.
사무소를 찾는 손님들이 하나 같이 ‘아이구! 대게 젊은 양반이네’ 라는 말을 한다. 가끔씩은 집에서 피자를 만들어 먹는다는 그는 현재 안동시 옥동에서 공인중개사로 꿈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