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파업' 해결 '저출산'대책에 앞서야 한다
결혼하고 싶어하는 사회적 환경조성이 중요
'결혼파업' 해결 '저출산'대책에 앞서야 한다
결혼하고 싶어하는 사회적 환경조성이 중요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1.06.24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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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mbc라디오, 유경상의 경북의 오늘-4>

저출산 문제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사회의 공동체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경북의 오늘’ 코너에서 이 문제를 다뤄 봤습니다. 저출산에 따른 문제점과 이에 따른 해법을 어떻게 모색하고 있는지, 미혼남녀들의 결혼관에 대한 가치관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고민은 어떤 것이 있는지, 경북인뉴스의 유경상 대표기자와 오늘은 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질문1. 유경상 기자님! 지난주에 이어 저출산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진단과 그 해법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볼 시간인데요. 지난 주 소개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주시죠?

○ 네, 지난주에 소개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첫째로, 저출산을 둘러싼 출산파업으로 인해 미래 우리사회의 존립과 유지에 여려움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는 임신에서 육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간접적인 지원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에 우선하여 진행되고 있는 ‘결혼파업’에 대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주요한 의제로 심도 있게 검토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고요.

두 번째로 말씀드린 요지는, 그렇다면 30대 여성들의 결혼파업에 대해서 왜? 무엇이 문제인가?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해결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전반적인 이해와 연구가 지금부터라도 꼼꼼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 이에 대해 경북도청 저출산대책 담당자의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재정투자가 많아지고 있고, 새로운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결혼파업’ 다시 말해서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젊은 남녀의 결혼문제만큼은 아직 제도적으로 준비되고 있는게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질문2. 30대 여성들의 결혼파업과 이것에 이어지는 저출산이라는 흐름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선 여성들의 결혼기피현상과 저출산의 관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세계최저 수준의 출산율이라는 배경에는, 기혼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결혼적령기 여성들의 결혼 기피현상이 있다는 것이죠. 2008년도 기준으로 볼 때,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28.3세이고요, 20대후반의 60%이상이 미혼상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적령기의 미혼여성들이 결혼을 기피하니까 자연히 여성들이 낳는 아이의 수가 줄어들고요, 따라서 한국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 그렇다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일본의 미혼율은 우리나라의 두배가 넘고, 중국 베이징에만 5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혼기가 꽉 찬’ 여성들이 여전히 미혼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문제인가? 이것에 대해 좀 더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하고요. 그럼 왜 결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건강한 사회의식이 확산돼야 하고요, 또 중앙정부와 광역정부차원에서 제도적 뒷받침이 시작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3. 예, 그렇군요! 유경상 기자님, 통계청 발표를 보면, 30대 초반여성 10명 중 3명이, 30대 후반여성 10명 중 1명이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10명 중 4명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우리사회에서 이런 미혼율 증가는 언제부터 본격화됐다고 합니까?

○ 네, 대개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부터 본격화되었다고 하는데요. IMF 즉 국제통화기금사태가 한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때부터 노동시장이 불안해지고, 경제가 침체되면서 생활전반이 악화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결혼이나 출산을 늦추는 현상이 생겼고요. 결혼을 특정한 시기에 해야한다는 관념도 약화됐고, 결혼하지 않아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도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늦은감이 있지만 연구학자들 논문에서도 “한국사회에서 보편혼 이라는 것, 누구나 혼인을 한다는 것이죠. 이런 규범이 사라지고 있다”고 까지 진단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질문4. 유기자님, 그럼 저출산의 진짜 주범은 무엇일까요? 분석과 통계로 따져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 네, 기존에는 저출산의 원인으로 기혼여성들의 낮아진 저출산을 지적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미혼현상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좀 더 설득력있게 설명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가임여성 전체의 출생자녀수 감소 폭이 이미 결혼한 기혼여성의 평균적인 출생자녀수와 비교해 보면, 2배에 달한다는 것이죠. 통계청의 통계개발원에서도 “젊은 연령대에서는 미혼 또는 자발적 비혼현상이 출산율 감소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기혼여성의 출생아 수 감소보다 크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답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출산율 저하의 주원인으로 미혼율의 상승을 꼽고 있다고 합니다. 이걸 뒤집어 말하면, “기혼여성을 상대로 한 출산율 제고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이 의미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질문5. 유기자님, 자 그럼 지금의 미혼남녀의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판단과 가치관 조사가 발표되고 있나요?

○ 취업포털 커리어에서 미혼직장인 693(육백구십삼명)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는데요. 결혼조건 1순위는 ‘성격과 가치관의 공감’이 57.2%. 2순위는 ‘서로간의 사랑’이 20.5% 등으로 나왔답니다. 설문응답자 중 81%가 결혼을 할 생각이 있다고 하고요. 결혼희망 연령은 31.9세랍니다.

○ 최근 저희 경북인뉴스 취재차원에서도 안동지역에 살고 있는 미혼직장 30대여성 10명을 인터뷰해 봤는데요. 이들 또한 대부분 결혼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결혼을 하기 위한 노력을 크게 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내면에는 일과 자기성취를 더 중요시하고 있었고요,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지고 정치적 자유가 확장되면서 배우자를 고르는 게 까다로와 졌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질문6. 자, 그렇다면 결국은 사회적 차원에서, 가깝게는 정부차원에서 뭔가 새로운 대책을 강구해야 된다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군요?

○ 네, 지난해 경북도청에서도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사업을 펼친 건 사실입니다. 또한 올해에만도 새로운 시책을 펼치고 있었는데요. 먼저, 대학교 교양과정에 ‘행복한 삶과 가족’을 2학점으로 개설했고요. 인터넷강좌도 개발중입니다. 출산육아용품 알뜰시장 운영, 다큐멘터리 제작과 홍보연극단을 곧 선보일 예정이고요. 출산기업인증제 도입, 행정전화 착신음 홍보, 세금고지서 문구제작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변화를 유도하는 홍보활동은 물론이고, 재정투자 규모를 계속 확대 중 이라고 합니다. 2008년도에 88억원이 지난해에는 100억원이 넘어섰습니다. 이 금액에는 각시군의 출산장려금 172억원은 포함되지 않은 규모입니다. 그러나 아직 체감도가 낮다는 점, 지방차원에서의 정책집행에 한계가 있다는 점, 기업과 민간의 관심이 낮다는 것 등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고요. 더 중요한 것은, 결혼파업과 저출산 문제는 범정부적 차원의 제도 개선과 정책입안, 예산투입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 지금부터라도 선진국 사례를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프랑스의 경우는 1970년 말부터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인구및 가족정책고등위원회>가 설치되어 연간 우리돈으로 180조원의 예산을 전반적인 가족정책에 배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으로 꼭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출산과 관련된 결혼이라는 제도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한번 되돌아 봐야 할 시점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강제할 수 없는 일이 된 만큼, 미혼들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일에 지역사회와 국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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