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중ㆍ북부 쓸 물도 없고 죽음의 강 된다! ”
“경북 중ㆍ북부 쓸 물도 없고 죽음의 강 된다! ”
  • 유경상 기자
  • 승인 2009.02.23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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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수돗물 취수원 안동댐 이전 발표에
생색내기 플레이에 경북道ㆍ안동市 ‘사전논의 없었다’ 강력 반발

대구시와 한나라당이 대구의 수돗물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키로 전격 결정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 낙동강 중하류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드세어 지면서 북부권 지자체에서도 ‘그게 과연 가능하겠느냐’ 등 회의적인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 2월 22일 현재 안동댐의 저수량은 3억6천만여톤. 저수율이 29%로 떨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일 김범일 대구시장의 긴급 기자회견 내용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오늘 대구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대회에서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키로 시와 당 지도부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시장은 “낙동강 취수원의 빈번한 오염사고와 이를 항구적으로 방지할 대책으로 취수원 이전의 필요성을 당 지도부에 건의했고,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가 적극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취수원 이전은 안동댐~대구 매곡 취수장까지 총 171km에 걸쳐 대형 상수도관을 묻는 방식으로 하루 60만t을 취수되며, 안동댐에 취수장 1개소, 가압장 4개소 등을 건설하고 예산은 총 8천억원으로, 사업추진은 전액 국비로 진행되며, 2010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12년 완공한다”는 언론의 해설까지 덧붙여졌다.

언론보도 직후 낙동강 중하류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먼저 터져 나왔고, 북부권에서도 그 진위를 서둘러 파악하며 강경한 반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칠곡군은 “낙동강의 충분한 수량 확보 대책도 없이 대구시가 안동댐 물을 취수하면 낙동강수계에 의존하는 상주, 구미, 칠곡 등 중하류 지자체들은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며 “대구시의 취수원 상류 이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안동시는 “안동시나 수자원공사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전하며 “물문제를 둘러싼 부산과 경남의 남강댐을 보더라도 그리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하며, 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안동시의회 이재갑 의원은 “지난해 임하댐 탁수문제로 수자원공사에서 140억원을 지원받아 새 취수원을 건설한 지 얼마 됐다고 그렇게 엄청난 계획을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아마 정부차원에서 경북북부권에 강력한 규제중심의 수자원정책을 내놓으려는 사전포석일 것”이라고 중부와 북부권 지자체의 긴장감을 촉구했다.

생명운동본부 김성현 소장은 “취수원 이전이 현실화 된다면 임하댐에 이어 안동댐까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 등 규제가 더 강화돼 지역개발 다양성이 엄청나게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안동지역 절반이 직 ․ 간접적인 규제로 묶여 친환경적인 지역개발조차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을 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에서도 “대구시가 안동댐 물을 끌어들이면 낙동강 중하류는 유지수 부족으로 ‘죽음의 강’으로 변할 것”이라며 “우선 낙동강 주변 공단의 오염원 단속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상북도의 한 관계자는 “아마 대구시와 한나라당끼리만 그런 논의를 한 모양이다”고 힐난한 뒤 “경북도와 사전 논의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경북지역 정가에서는 김범일 대구 시장이 1,4-다이옥산 오염 파동이후 낙동간 취수원의 빈번한 오염사고와 방지 대책을 강구하던 중 ‘언론보도용 생색내기를 성급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대구시와 경북도를 포함한 중 ․ 상류지역 지자체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낙동강이 전국에서 강우량이 가장 적은 데다 강의 길이가 길고 유역면적이 넓어, 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물문제 해결을 둘러싼 해법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중앙정부와 대구광역시가 취수문제를 현실논리 만을 동원하며 경북전역의 중소도시를 ‘주변부’로만 취급해 온 것에 대한 비난이 계속 증폭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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