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50년 전 부모님 결혼식을 보니...
아- 50년 전 부모님 결혼식을 보니...
  • 포데로사
  • 승인 2009.03.18 17: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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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한 컷

나의 유년기 기억은 대충 네살 정도 부터 시작되는 듯 하다. 앨범을 정리 하다가 눈에 띈 이 두장의 사진은 사실 내 기억의 범주 밖의 것이다.

부모님의 결혼식 사진이니 당연히 내 기억 속에 없는게 보편적으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닐까? 그 날 부터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두분은 아직 한 이불을 쓰시며 티격태격 하시는 사이다.

아버자와 동문수학 하신 외삼촌의 소개로 성사된 맞선 그리고 양가 어른들의 만남 이후에 요즘의 기준으로 본다면 다소 전격적인 혼인이 성사되었다고 한다.

현대를 사는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받아 들이기 어려운 방식의 혼인이지만 아마 그 시절에는 보편적인 방식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짓궂은 신랑 친구들은 장난스러운 말들로 순진한 신부를 당황케 했을 것이고, 경험 많은 동네 아줌마들의 신랑을 향한 반격도 만만치 않았으리라 예상 된다.

하객들이 감히 끼어들 자리도 없고 일정에 쫓기듯 하는 요즘의 결혼식 보다는 갖가지 간섭과 웃음과 추임새가 함께 한 그 옛날의 전통혼례가 훨씬 인간적이고 재미가 있었을 듯 하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아 오래된 흙담은 허물어지고 기왓장도 무너져 내린 외갓집 이지만, 비록 내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 그 혼례가 있었던 그 날. 많은 하객들과 양가의 친인척들은 밤이 늦도록 등불을 밝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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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사 2009-03-20 09:15:39
사진에 나오는 애나(?) 어른이나 머리가 참 깔끔하네요..
제 기억에도 집안이나 동네에 잔치가 있으면 이발 하는 날...
위 결혼식 때문에 제 친구 하나가 생긴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