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길안천의 비밀’
불편한 진실 ‘길안천의 비밀’
  • 김휘태
  • 승인 2014.01.29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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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안천 골병들게 할 한밤도 취수 즉시 철회해야
[기고문] 김휘태 (前 안동상수도관리사무소 근무)

얼마 전 수자원공사 성덕댐 단장의 기고문을 접하고, 그 주장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자원공사의 반복되는 불합리한 주장을 들어보자. “하류지역에 홍수피해를 줄이고, 갈수기에도 일정한 하천유지수로 가뭄의 고통을 덜어주고, 사과경작을 더욱 풍성하게 하며, 길안천 주변의 경관까지 더욱 아름답게 한다”고 말했다.

수질보전이 가능한 하천의 상류지역 저수와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방법으로 지역주민들 생활에 필요한 물이용 등은 나무랄 이유가 없다. 그러나 하천의 중ㆍ하류를 가로막거나 물줄기를 바꾸는 등 자연하천의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임계점 이상의 인위적 수질과 수량 변동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성덕댐 단장은 길안천 하류지역의 건천화와 차후 길안댐을 추진하지 않을까 하는 것은 안동시민들의 오해로 인해 길안천 한밤보 취수시설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되묻고 싶다. 물 전문기관이란 수자원공사가 홍수, 가뭄, 하천유지수 등 단순한 수량만 언급하고 수질, 수온, 하천의 정화작용 등 근본적인 수질환경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과연 자연하천의 생태를 보전할 수질환경 대책도 없는 길안천 한밤보 취수계획이 문제가 없다는 것일까?

여름철 삼복더위 때면 청정계곡 길안천에 전국 피서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사람이 많이 오면 남기고간 오물이 남아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하천의 오물을 청소하는 작용이 아이러니컬 하게도 홍수 기능이다. 그래서 하천을 가득 메울 정도의 홍수는 하천정화 기능과 생태환경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갈수기에 하천유지수를 유지하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수 천년 동안 갈수기에도 길안천 주변의 인간생활과 생태환경이 유지되어 온 것을 보면, 분명히 길안천 한밤보 건설과 취수는 득보다 실이 훨씬 큰 소탐대실의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길안천에 흐르는 맑은 물은 수질기준이 필요 없는 천연의 신선한 물(Fresh Water)이다. 20세기의 석유자원(BLACK GOLD)시대는 막을 내리고, 맑은 물 자원(BLUE GOLD)시대가 열리고 있는 21세기에서, 안동의 풍부한 물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 할 수 있는 의식과 대책이 그 무엇보다도 중대한 현안이라고 판단된다.

물은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하늘에서 내려와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다로 흘러내려 다시 구름으로 순환(승천)한다. 지대가 높은 하천 상류지점이나 산과 들에 저수를 하여 자연유하로 흐르게 하는 치수사업이 자연의 이치에 맞고 이용 효과도 크다. 고지대에서 저수를 하면 낮은 지대로 흐르면서 약 4km 구간마다 자정작용을 반복하므로 하천의 수질도 보장되고, 물 이용효과도 크고, 자연생태계도 살아나고, 지하수도 골고루 스며들고, 강물이 흐르면서 상수도 맑은 물 취수와 갈수기 하천유지수도 확보된다. 그러나 물을 하천 중간에서 가로막으면 모든 것이 거꾸로 이루어지므로 수질관리도, 물이용도, 자연생태도, 모두가 엉망이 된다.

물은 기력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이다. 생명이란 활기가 있어야 하는데 기력도 회복력도 떨어지면 골병이 든다. 길안천을 중간에서 가로막아서 다른 곳으로 대량 취수를 해가면 물이 흐를 때 생기는 물줄기의 기운이 떨어지고, 물이 흐르면서 하천과 부딪혀 포말을 일으키며 공기 중에 산소를 용입하여 물을 맑게 하는 자연정화 작용이 떨어지므로 결국은 골병이 든다는 것이다.

물은 자연유하로 흐르면서 자기스스로 기력(위치에너지)을 발생시키고 하천은 그 흐르는 물을 안고 부딪치며 산소와 만나서 새로운 생명력을 창조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물고기나 모두가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못하면 골병이 들고 죽어 가듯이, 물도 하천도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면 생명력을 잃고 죽어 간다는 만고의 진리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물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아래로 흐른다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말고 순리적으로 이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길안천을 골병들게 할 한밤보 취수계획은 즉시 철회해야 한다. 현재 도수 중인 임하댐 취수량을 늘리고, 탁도 발생이 심한 임하댐 수질개선 대책부터 시급히 추진할 책임이 있다. 특히 향후 안동댐 통수 시 임하댐 탁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댐주변 조림사업이나 탁수유입 차단, 여과시설 등 특단의 수질오염 방지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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