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청년, 안동을 말하다
스물여섯 청년, 안동을 말하다
  • 허승규
  • 승인 2014.03.30 15:56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편지
[특별기고]허승규(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

스물여섯 청년, 안동을 말하다
-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편지

► 허승규 (연세大 학생)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스물여섯 청년입니다. 초중고 시절을 모두 고향에서 보냈고 대학 진학을 하면서 ‘서울유학’을 6년 넘게 하였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군인의 신분일지라도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만큼, 고향을 이끌어갈 새로운 분들에 대해 관심과 기대가 많습니다. 안동시민이자 청년세대로서,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안동을 떠나도록 교육받은 서울유학생으로서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1989년에 태어나 2007년에 서울에 있는 ‘명문’ 대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제가 청소년 시절에 부모님이나 선생님, 주변의 어르신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무조건 서울로 대학을 가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또래의 안동 청소년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선 안동을 떠나는 것이 필수코스로 여겨졌습니다. 설령 안동을 빛내고자 하는 애향심 많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일단 서울로 가서 훌륭한 사람이 된 다음에 금의환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안동에 남거나,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청소년을 두고 기특하다고 말할 어르신들은 제 기억엔 별로 없었습니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정서는,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0년대 지방자치단체의 ‘중앙정부와의 연줄을 통한 예산 따오기’ 전략과도 맞물렸습니다. 지역의 자생적인 발전 논의보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통한 발전 전략은 지역의 인재를 최대한 서울과 중앙으로 진출시키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이렇게 안동의 청년들은 개인의 꿈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고교 졸업과 동시에, 빠르면 이전에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떠났습니다.

궁금한 것은 왜 안동을 떠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연인가 하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서 꿈을 펼칠 수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사회에 남아서 연속적으로 꿈을 펼칠 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안동이, 지역 사회가 청년들에게 꿈과 기회를 줄 수 있을까요? 그들이 떠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사회구조적으로 떠날 수밖에 없지는 않았을까요? 굳이 정밀한 통계 자료를 들이대지 않아도 안동시민들에게 질문을 하면 비슷한 답이 돌아올 것입니다.

한편으로 안동을 떠난 청년들 중에서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돌아오기가 두려운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고향을 떠나야 했고, 함께 살았던 부모님과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고향에 대한 향수와 애정은 절박한 현실에 부딪힙니다. 경북도청이 오고, 한국 정신문화 수도로서의 위상은 높아져 간다는데 이러한 지역사회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이어줄 청년 세대들이 비어있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은 힘들 것입니다. 이미 떠났던 청년들에게 돌아올 여지를 주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저는 서울유학 생활 동안 서울은 서민들에게 살기 힘들지만, 꿈과 기회는 많은 도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살인적인 주거비용과 하루에 몇 시간을 버스나 지하철에서 보내는 피곤한 도시임에도 새로운 이야기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였습니다. 안동은 서울보다 공기도 좋고, 교통도 한적합니다. 집을 구하기도 어렵지 않으며, 풍부한 문화 자원이 있는 도시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안동의 희망과 기회를 주는 것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함께 논의해서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청년들에게 꿈과 기회를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런 정치인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나눠보고 싶습니다.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동청년 2014-05-20 15:50:42
저도 기고에 공감하여 댓글 적어봅니다 전 안동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내고 타지역 대학교를 나와 타지역에서 직장을 구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빨리 직장을 구하고나서 느낀 것은 여태까진 무조건 안동을 벗어나야 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지금 위치에 도달하고 나니 타지역에서 홀로 고생하면서 이렇게 결국 타지역에서 지내야만하나라는 것이었습니다.이런 틈새의 고민을 짚는 참으로 공감가는 글입니다

내고향안동 2014-04-03 15:27:09
나도 88년에 서울에서 대학다니고부터 안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지만 벌어 먹고 살기 위해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물려 주신다는 땅은 있지만 마땅이 수입을 낼 수 있는 것 하나 없는 땅에 돌아가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정년이나 되어야 늙어서 고향땅에 의지하다 무치려나 봅니다. 젊은이들이 살 수 있는 땅 안동이 되는 그날을 위해~